서브페이지 컨텐츠

독서릴레이

왜요, 그말이 어때서요?

책으로 가득한 섬, 제주(책 섬, 제주)
“책”으로 너와 나를 잇다! 독서(공감)릴레이

  • 운영기간 : 2021. 05. 01. ~ 2021. 10. 31.
  • 올해의책 : 『왜요, 그말이 어때서요?』
  • 신청대상 : 제주시민 누구나
  • 신청방법 : 3인 이상의 팀을 구성하여 독서(공감)릴레이 신청
  • 참여절차: 독서(공감)릴레이 신청 → 책 수령 → 독서(공감)릴레이 활동 → 시상
    ※ 독서(공감)릴레이 종료 후 우수작 시상 예정
    ※ 로그인하셔야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작성일 2021-05-24 21:38:50 조회 619 회
작성자 한정화
단체/동아리명 준호네 가족
내용
#

지난 달에 읽었던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 책이 성인을 위한 책이라면,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점.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지난 해 올해의 책이었다. 비슷한 류의 책이 청소년 대상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이런 면에서 달라져야 함을 각성하고 있는 듯하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이 책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생각없이 쓰고 있는 말들이 차별을 내포하는 말임을 알게 해준다. 전자가 성인을 대상으로 해서 많은 통계 자료를 근거로 들어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면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므로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차별의 말을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여 쓰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정말 생각없이 동집단의 문화에 휩쓸리기 쉬운 시기에 놓여 있다.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들이 사용하는 말들이 때론 차별의 말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은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차별의 말들만이 나왔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비속어들을 소개하고 왜 그런 말들을 사용하면 안되는지를 알려주는 그런 책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초등학생일 때랑 중학생일 때의 아이가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나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실감하게 되어서이다. 무조건 바르고 고운 말을 써야지 라고 한다고 먹히지도 않고 말이다.

일상에 스며든 차별의 말, 열아홉 개를 골라서 설명하고 있는데, 몇 개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모르는 것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벌레'에 빗댄 말, 장애인이나 인종을 비하하는 말들, 성에 대한 편견의 말, 학벌과 사는 환경 등. 이런 말들은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기성 세대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져 온 것이 아닐까.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심코 하는 말들이 아이들 내면에서 자리잡고 자라는 것처럼 말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으면서도 나 자신을 점검해보았다. 나는 아이들을 대하면서 정말 남녀 차별없이 키우고 있는가? 하고. 나 자신도 떳떳하지 못했다. 내가 그런 환경속에서 자랐으면서도 나도 역시 똑같이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벙어리장갑"- 이 부분은 정말 그걸 대체할 다른 말을 몰라서 부를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용했었는데 이젠 "엄지장갑" 또는 "손모아장갑"이라는 대체어를 알게 되었으니 이젠 이 말을 사용해야겠다. "먼지 차별"-이 말도 이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멋진 말이다. 먼지처럼 잘 보이지 않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유해한 말과 행동을 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기 쉽지만 우리 몸에 매우 해롭고, 눈에 잘 안 보인다고 치우지 않다 보면 어느새 큰 덩어리가 되어 버리기도 하니까. 이런 면에서는 예민함이 필요하다.

처음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쓸 말이 없구나. 그냥 입 다물고 있는게 속 편하다. 어디 불편해서 무슨 말이든 할 수가 있겠나 하고. 다른 사람들도 불편한 책이라는 느낌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일상에서 느끼는 그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불편함을 극복해야만 더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빨리 올테니 말이다. 자라나는 세대의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서 조금씩 조금씩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